요즘 카일 박스 스위치가 핫한것같아.. 한참동안 메모에 묵혀왔던 스피드 다크그레이 스위치의 리뷰를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카일 스피드 다크그레이
카일 스피드 다크그레이 스위치는 55g 스프링과 1.1mm 스피드 접점을 탑재한 리니어 스위치입니다.
기존 카일 스피드 시리즈가 체리의 청축/적축/갈축의 메커니즘에 스피드 접점을 접목해 골드/실버/브론즈 라는 이름을 붙혀 출시했다면, 55g 스프링을 갖는 카일 다크그레이는 흑축에 스피드 접점을 탑재한 것입니다.
카일 스피드 다크그레이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커뮤니티 커스텀 스위치라는 점입니다. 키보드랩 회원이신 포스님이 자체적으로 개발하신 후 카일에 발주를 넣어 생산되었으며 네이버 스토어팜 아콘 스토어를 통해 독점판매되고 있습니다. 타오바오나 해외 루트로는 구할수 없기에 생기는 레어함은 보너스.
원본글 (http://kbdlab.co.kr/index.php?mid=board_Lsno50&document_srl=4395578)
데이터시트 (http://kbdlab.co.kr/index.php?mid=board_XAIt16&document_srl=4395597)
장점1. 정숙함
<게이트론 흑축 vs. 카일 스피드 다크그레이>
키보드의 키가 눌릴때 스위치 내의 슬라이더가 바닥을 찍은 후 다시 원래 지점으로 돌아오면서 스위치 뚜껑과 부딪히며 소리를 내게 됩니다. 게이트론이 사용하는 투명 스위치 뚜껑의 경우는 불투명한 검정 뚜껑을 사용하는 타사 스위치와 다르게 고주파 대역의 딱딱거리는 소리를 발생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게이트론 스위치 만의 특징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카일 스위치의 경우 게이트론과 비슷한 투명 재질의 스위치 뚜껑을 사용했지만 게이트론에 비해선 뚜껑치는 소리가 많이 덜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부를 들여다볼수도 있고 LED 빛 확산에 있어 유리하다는 투명 스위치 뚜껑의 장점과 정숙하다는 불투명 스위치 뚜껑의 장점을 동시에 챙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점2. 우수한 순정 윤활
슬라이더 돌기 윤활은 육안으로 확인이 될 정도고, 스프링도 만져보면 윤활이 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조립 후 타이핑 시에도 서걱거림때문에 윤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않는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스위치 자체로서의 기능보단 높은 감성품질이 요구되는 키보드 스위치의 특성상, 우수한 순정윤활은 유저의 수고를 덜어주며 사용경험을 향상시키는 섬세한 배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장점3. 접점과 스프링의 궁합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카일 스피드 다크그레이는 55g 스프링과 1.1mm 접점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즉 슬라이더가 1.1mm 눌리기만 해도 스위치가 작동하며 카일 스피드 스위치의 "스피드"는 이 특성에서 따온 것입니다.
다크그레이의 모태가 된 스피드 실버축은 적축같이 가벼운 스프링에 스피드 접점을 탑재해 손가락이 스치기만 해도 키가 입력되어 오타율을 높힌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스피드 다크그레이축은 흑축과 유사한 55g의 스프링을 탑재해 무게가 더해졌기에 전에 쓰던 스위치와 크게 변하지 않은 오타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위치의 종류와 무게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입니다만, 전반적으로 많은 분들이 흑축에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점으로 미루어봤을때 다크그레이 축 역시 많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구름타법을 좋아하고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장점4. 합리적인 가격
네이버 스토어팜 아콘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카일 스피드 계열의 스위치들은 110개 들이 단위로 29,000원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배송비 별도) 중국계 스위치 제조사다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카일 스피드 스위치의 직접 대체품이라고 볼 수 있는 체리 스피드 스위치가 (언제나 그렇듯) 공급 문제로 높은 가격표를 자랑하기 때문에 상당히 경제적이고 "혜자로운"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커뮤니티 커스텀 스위치인 Zealios가 높은 가격정책을 구사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단점1. 고주파의 잡음
다크그레이 스위치를 몇 일간 사용해본 결과, 스위치에서 고주파의 잡음(찌걱임)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고 여러 글과 후기를 읽어보며 제가 받아본 묶음의 스위치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 것 같아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오디오는 Blue Snowball 콘덴서 마이크를 이용해 녹음되었으며 시연 목적을 위해 볼륨을 +15dB가량 증가시켰습니다. (실제로는 영상처럼 큰 소리가 나진 않습니다!!)
카일 스피드 다크그레이 스위치에서 발생하는 잡음은 3가지 종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키가 눌리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소음입니다. 이 경우 타이핑을 하다가 손가락이 스치기만 해도 잡음이 나기에 전반적인 피로감을 증가시킵니다. 다행히도 이런 증상을 보이는 스위치는 110개 중에 10개 내외정도로 존재했습니다.
두번째는 키가 바닥을 친 상태에서 발생하는 소음입니다. 카일 스피드 스위치가 게이밍을 타겟으로 나왔으며 게임플레이 도중에는 키가 바닥을 친 상태로 오랜 시간 지속됨을 고려해보면 이는 충분히 감성품질을 하락시키며 사용자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부분입니다. (게임하면서 키를 누르면서도 찌걱찌걱대면 뭔가 계속 집중이 흐트러지고 신경쓰이거든요...) 110개의 스위치 중 40% 가까이되는 스위치가 이 증상을 보였습니다.
세번째는 키가 내려가며 발생하는 소음입니다. 이 경우에는 리니어 스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안에 클릭 메커니즘이라도 있는 마냥 틱틱거리는 잡음을 냅니다. 이런 스위치는 110개 중 10개 내외로 존재했습니다.
마지막은 비교삼아 게이트론 흑축 스위치를 테스트해본 것인데, 동일한 잡음이 발생하는 스위치가 존재하긴 했으나 그 갯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실사용에 거슬리지도 않아 여태껏 눈치채지 못한 채 사용해왔습니다.
잡음 발생의 해결책과 원인 (스프링 윤활? 스프링 재정렬?)
이 문제에 대해 검색을 하던 도중 스위치를 분해한 후 스프링을 재정렬하거나 윤활한 후 다시 장착하면 증상이 완화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풀윤활된 게이트론 흑축과 다크그레이 축의 스프링을 서로 교체한 뒤 잡음 발생여부를 확인해봤습니다. 하지만 스프링은 잡음 발생여부와 관계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서 카일 스프링을 LSD 오일로 윤활한 뒤 다시 스위치에 장착해보았지만 잡음은 동일하게 발생했습니다.
슬라이더도 순정윤활되어 나오고 스프링도 잡음의 원인이 아닌것이 확인된 이상, 스위치에서 발생하는 고주파의 소음은 금속 접점부에서 발생하는 것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엔..
카일 스피드축의 편차는 대부분 순정스프링이 원인이다! 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윤활과 재정렬로 해소되지 않는 것이 그 증거일수 있는데요..
타스프링으로 교환하니 불편한 찌걱임이 많이 해소가 되었던 기억 납니다.
그에 반해서 박스축은 내부 구조가 체리식보다 작은 구경의 스프링이 들어가야 했기때문에
새로운 스프링을 적용해서 생산한 모양인데..
박스축의 순정 스프링은 스피드축에서 느꼈던 불편함은 거의 느껴지질 않았던 점도 눈여겨볼 점이네요..
스위치를 별다른 튠없이 순정그대로 사용하는 쪽이라면.. 박스축이 좋은 선택이 될수있고..
별도로 공제나 커스텀 스프링을 적용하고 윤활작업도 하면서 게이밍을 즐기는 유저라면..
선택지가 많은 스피드축도 좋은 듯 싶습니다.
게임을 전혀 안하는 저와 같은 경우에는.. 입력거리가 짧은 스피드축이 다소 불편한 점도 있었는데..
스피드 갈축(브론즈)는 57~62 정도의 스프링을 적용하니 상당히 마음에 드는 키감이 나오긴 했습니다.
품질관리나 제품편차는 대륙발 회사들의 어찌보면 고질적 문제이기도 한데..
이곳 커스텀 유저들은 대부분 스위치에 튠작업을 하니.. 큰 문제는 아닐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