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는 촉감을 즐기는 취미인 한편으로, 개인이 비교적 많은 수집이 가능한 취미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종된 키보드는 유통된 수량이 한정되어 있고, 공제 키보드는 제작한 만큼 수량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으로 인해서, 개인의 과다한 자기만족과 자랑은 오해와 다툼을 불러일으킵니다.
고작 키보드지만 의외로 고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 없는 스위치
체리의 MX 스위치는 동일한 스위치를 사용한 다양한 키보드가 존재하고
색상별로 갈색축은 갈색축, 청색축은 청색축, 흑색축은 흑색축, 백색축은 백색축 등의 기본 키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체리 MX 스위치이기 때문에, 컨디션과 생산시기만 동일하다면 비슷한 키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는 이렇습니다.
"나한테 있는건 구형 스위치"
"너한테 있는건 중고 스위치"
매번 게시판에 언급하지만, 중고와 구형을 다르게 언급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중고는 어디까지나 사용했던 스위치를 의미하고, 구형 스위치는 10~20년전에 생산되었던 스위치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새것과 중고는 상태를 의미하며, 구형과 신형은 생산시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용한 중고를 조금이나마 더 값지게 팔기위해서
사용감 있는 중고 스위치라는 말 대신에, 구형이라는 부분도 언급을 합니다.
이것이 중고장터를 혼탁하게 하는 특징입니다.
특히나 문제가 되는것은
구입자가 잘 모르고 구입했던 스위치가 키감이 마음에 안들거나, 이후에 내구성 문제로 접점불량이 나면...
그때 부터 구형스위치는 개인이 사용했던 중고스위치라며 피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중고판매 하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습니다.
설명을 팔지 말고, 상태를 팔아주세요.
# 있는 키보드
인증된 체리 구형 스위치를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산시기가 A에 가까운 서독산 MX 키보드를 구하는게 보편화 되어있습니다.
NIB나, 그에 가까워 보이는 신동품과 박스품, 그리고 깨끗한 중고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해외구매를 하게됩니다.
NIB는 말 그대로 신품이며 미사용품이고, 깨끗한 중고는 별다른 손상 없이 보존이 잘 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신동품은 개봉되고 사용은 했으나, 새것에 가까워 보이는 제품입니다.
문제는.... 10~20년 넘은 물건들이라서, 상태 좋은건 거의 없다는 겁니다.
구하게 되더라도 운좋게 처음 구한 사람은, 나중에 지인을 통해서 우선거래를 합니다.
자신만의 친분력을 통해서 좋은 물건을 구했다면, 그냥 자기 혼자만 잘 쓰면 되는 것인데
다른분들의 좋은 키보드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껀 구형이라 뭔가 다르네요" 라던가
"이번에 지인한테 구한건, 구형이라서 역시 좋네요" 라며, 자랑과 만족에 빠집니다.
이후에 추가로 키보드를 구하면, 그것도 좋다고 합니다.
키보드를 판매할 목적 때문에, 절대 나쁘다고 하질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회원은 좋은 키보드만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나고, 중고판매가 매우 활발합니다.
그래서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좋다면, 평생 소장해주세요.
중고 장터에 자주 돌아다니는 키보드, 그리고 판매자의 판매목록과 연락처, 인간관계 등을 유심히 잘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나서 커뮤니티의 게시물을 보면,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다시금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유난히 희귀 키보드나 공제 키보드들은 사용기가 적습니다.
이제는 사용기보다는 사진자랑하는게 더 의미를 부여하는 시대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대한민국 최고의 커스텀 커뮤니티 키랩에서 분명히 심도 있게 논의해볼만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구형 축이 정말 그리고 왜 좋은가,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신형축과 차이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구형축에 비해 구하기 수월한 신형축을 가지고 서걱임을 최대한 줄여 최고의 키감을 구현하는 방법은 없는가를 비롯한 많은 의견들이 경험 많은 유저들에 의해 제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같은 신규 유저들은 구형축이 서걱임이 적다 그래서 좋다는 말들만 반복해서 들었을 뿐, 정말 상태좋고 좋은 구형축들을 쉽게 구하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한 개인이 여러가지 샘플들을 놓고 비교대조하면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내서 판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또한 '구형'에 대해 철옹성처럼 공고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의 전반적인 분위기 아래에서 신규 유저가 순수한 의도로 '그것이 왜?'라는 물음을 할 경우 명쾌하며 확실한 대답을 받기 보다는 '백문이 불여일타' 경험 부족이니 직접 찾아 써보라는 답을 더 받기 쉽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분명 구형축은 수량이 제한된 재화로서 앞으로 시간이 계속 지날 수록 수급은 어려워지고 결국 완전히 사라질 것이니 언젠간 분명 대체물을 찾아야 할 문제입니다.
저는 찾기도 어려우며 복불복이나 다름 없는 상태의 구형키보드들을 이베이, 타오바오를 비롯한 여러 통로를 통해 직접 구매해 확인을 거쳐 선별해야만 하는 현재 방식이 너무나 수고로움이 많고 비효율적이지 않나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난도 높은 축수급 과정이 저와 같은 신규 유저들의 커스텀 진입에 일종의 진입장벽의 역할을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 누구나 좋은 것을 쓰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입니다.
따라서 언젠간 없어진다는 문제 때문에라도 지금 시점에 '구형축'에 대해 깊이 있게 고찰하고 또 이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유저들의 여러가지 의견들이 꼭 필요하고 축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이 완벽히 대답할 수 없는 문제라면 많은 경험들을 종합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언어적으로 형용하기 어려우며 수치로 데이터화하기 어렵고 타건자의 컨디션을 비롯한 수 없이 많은 변수들에 의해 달라지는 '촉감'의 문제라 경험없는 제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왜라는 물음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방법부터 찾게 되는 신규 진입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분명 의미있는 논의가 될 것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