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년이 다 되어가는 키보드를...

by 미네나인 posted Jun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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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첫 '기계식 키보드' 입문은 아콘의 '갈축' 키보드인데요.

 

중ㄱㄴ라에서 이거 싸게 3만원에 샀었던, 거의 '쓰지 않았다고 하는' 키보드였거든요.

 

당시에는 '갈축의 찰칵찰칵' 소리도 너무 신기했고 (선망하던 타자기 소리!)

 

그리고 키감도 너무 좋았던 지라 아주 신이 나서 열심히 글을 썼었어요. (소설 쓴다고 키보드를 좋은 거 사자고 결심했던 사람.)

 

 

그랬던 키보드였는데....

 

정말... 사람이란 것이 ㅋㅋㅋㅋㅋㅋ 옛날의 일을 잊기 마련이었나 봐요.

 

지금 키보드 5개가 더 늘어난 지금, '레오폴드 흑축'으로 만족하고 지냈었는데

 

아 간만에 [초창기 갈축이나 써볼까] 하고 생각해서 첫 기계식 키보드였고, 갈축이었던 키보드를 꺼냈는데요.

(실리콘 오링 여분이 남아서, 그걸 끼울 키보드도 찾고 있었는데 갈축에다가 끼우기로 결심)

 

.... 제가... 키보드랩 와서 '키보드는 길들여진다'라는 정보를 알게 된 것이긴 했는데

 

아니 글쎄.... .... 지금 생각해보니까 <제가 찾고 있던 키감>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갈축의 키감이었는데 그 갈축의 키감이란 것이 "길들여진 갈축의 키감"이었던 거였어요!?!! (충격)

 

 

 

 

.... 즉 저는, 이제까지 '3년 넘게 마구 갈겨서 아주 제대로 길들여놓은 갈축'을 잘만 써놓고는

 

새 키보드에게 '3년에 가까이 길들여진 키보드의 키감'을 찾고 있었던 거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그래서, 지금... 실리콘 오링까지 쓰니까 '갈축에서만 또 나던 큰 키감소리가 줄어서'

 

정말 괜찮은 키보드가 되었길랰ㅋㅋㅋ (너무도 허탈스러운 결과였다) 그거 그대로 또 쓰고 있네요... (카일축인데 많이 갈겨대서 그런지 적절히 스무스한 키감이 되었음)

 

... 정말이지, 키보드의 세계 너무 심오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미 산 5개의 키보드는 제각각의 용도이자 제 취향 + 기분에 따라 바꿔가면서 쓰고 있는데요.

 

핑크축도 싫다 싫다 해놓고는 피시방 키보드들 (청축) 보다 훨씬 키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좋아 아예 피시방 출퇴근 때 들고 다녀욬ㅋㅋㅋㅋㅋㅋㅋ 

 

이놈들은 또 몇년이나 걸려서 길들여질지 모르겠는데, '길들여진 키보드'라는 그 느낌 자체가 이렇게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자기 손에 잘 맞는 거였을 줄은 몰랐네요.

 

흑축이 손에 맞는다라고 예상했던 생각이 또 바뀌었습니다. 그냥, 제가 잘 길들인 키보드가 제 손에 맞다고 말이죸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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