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아크릴처럼 목재 가공 업체를 활용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님 활용할 이유가 없는것인지 궁금합니다.
첫번째로, 가공의 문제입니다. 나무는 레이저를 이용하는 아크릴과 다르게 CNC를 이용하여 가공합니다. 아크릴은 균질한 품질로 생산되어 두께별로 파워와 스피드가 정해져서 도면을 넣고 재료를 커팅하게 됩니다. 반면 목재는 수종이 다양하고, 같은 수종이라 하더라도 결, 산지, 함수율, 보관 방법부터 CNC의 팁까지 결과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하고, 세팅부터 시간이 많이 들어갑니다. 뿐만 아니라, 레이저 커팅에 비해 비교적 CNC의 소요시간이 길고, 단가도 높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단가도 비싼 작업이 됩니다.
두번째로, (균질한) 품질에 관한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키보드에 사용하는 아크릴이나 금속과는 다르게, 나무는 계절에 따라 습기를 머금고 뱉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줄어들었다 늘어났다 하면서 깨지거나 뒤틀리게 되는데, 해외에서 구매한 하우징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이 뒤틀리는 것을 잘 잡아주는 노하우가 있을 경우는 무관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가구에 비해 대체로 부재가 작고 얇은 키보드에서 지속적으로 변형이 생기게 됩니다. 게다가 나무는 앞서 말씀드렸듯 균질하게 생산되는 공산품이 아니다보니, 그 뒤틀림이나 깨짐도 같은 생산품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이유때문에 국내에서 제작된 한 나무 하우징의 경우 다량의 볼트로 고정시키고, 얇은 층을 여러 겹 덧대 합판과 같은 효과를 지니게 해서 원목(solid wood)의 단점을 극복하려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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