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어렵사리 구해놓고 어울리는 키보드를 찾아 헤메다가 [답은 알루미늄이다] 라는 결론을 낸 뒤로 동면시킨 와이즈...
그렇게 알루커스텀만 바라보면서 손가락만 쪽쪽 빨던 차에 요새는 알루보강 비키 기성품도 나오는구나 싶어 냅다 구입했습니다.
real men have 흡음재. 아콘 하우징이 생각보다 넓어서 곤님표 흡음재 밑에 추가 토핑을 얹어주었습니다.
나사머리를 가리는 스티커를 떼놓고 쓰려고 했는데 막상 뜯어보니 스티커 자리만 푹 패여있어서 보기 영 그렇더라구요.
접착제 벗겨내서 금속부 노출시키고 핀바이스로 뚫어주었습니다. 생각했던 인더스트리얼 간지는 안 나네요 ㅠㅠ
곤님표 103으로 간이윤활을 마친 뒤에 키캡을 체결. 오테뮤 뜯기 어렵다 어렵다 말만 들었지 이렇게 빡셀줄은 몰랐네요.
역방향 스위치라 두꺼운 체리 키캡은 r2열이 아주 미묘하게 붕 뜨지만 얇은 이색인 제 와이즈는 무리 없이 체결 가능했습니다.
LED가 기판에 바로 납땜되어있어 망정이지 사놓고 큰 화를 입을 뻔 했습니다 '-';;
완성!
알루보강판 색깔이 생각보다 밝은 편이라 시무룩했는데 전원을 켜 보니 키캡 안쪽의 남색 판때기에 반사되면서
키캡 밑으로 은은한 보랏빛이 도네요. 뜻밖에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불꺼놓고 사진으로 보니까 또 문자열로 투과가 됩니다. 얇은이색 의문의 1승...
(눈으로는 모니터까지 꺼놔야 어렴풋이 보여요)
오테뮤는 처음 써봤는데 압력은 적당하지만 크톡 떡칠을 해줬음에도 서걱거림이 완전히 가시질 않네요.
받자마자 쳐봤더니 통울림은 텅텅 서걱임은 석석... 첫 인상은 솔직히 별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쳐봤던 리니어가 서걱거림 전혀 없었던 커스텀 구흑이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네요. 튜닝빨도 그럭저럭 받는 것 같기도 하고요.
키보드 취미가 대중화된 덕에 이색키캡+알루보강+풀 LED라는 몇 년 전만 해도 그림의 떡이기만 했던 조합을
이렇게 편리하게 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매우 기쁩니다. 언젠가는 오돌치도 쇼핑몰에서 판매되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