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년간 동거동락하던 식구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by benkei posted Mar 18,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2년 3월께.... 집에 오니.. 새까만 무엇인가가..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전 하얀색의 무언가를 원했었는데.. 새까만 무엇인가가... 저를 반겨주었지요..

 

그게.. 오늘 하늘 나라로 간.. 까미 입니다..  ...

20120831_222321.jpg

이 아이입니다.. 조금 크고나서 사진인데요... 진짜 손바닥에 올라올 크기 였습니다. 

진짜 제 손바닥위에 올라 왔었죠... 

 

올때부터 이 아이는.. 몸이 좋지않았습니다. 펫샵에서 제대로 관리를 못받은 탓이었죠... 

 

전 어머니께 하얀 포메라니안을 데려 오라고 했었습니다.. 포메의 그 귀여움에 빠져 있었거든요. 

 

하지만.. 실망감도 잠시... 특유의 쾌활함으로 제게 다가 왔습니다.. 

 

그떄부터. 전 이 아이에게 홀딱 빠졌지요.. 

 

집에 돌아와서 반겨 주고.. 언제나 제가 좋다고 핧아대었습니다.. 

 

우리집 식구 누구도 잘 받아 주지 않았지만.. 전 언제나 받아 주었고.. 그래서 더더욱 그렇게 제게 다가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까미는.. 올떄부터 피부에 문제가 있었고.. 전 쿠싱 증후군을 의심했었습니다. 

 

별로 먹이는 것도 없는데 하루 사료 100그램에 약간의 간식이 전부 였습니다.. 

 

살은 계속해서 쪄갔습니다. 피부는 언제나 트러블을 일으켰구요. 

 

동네 애견병원에 가서 호르몬 검사를 받았는데 아니라더군요.. 

 

하.. 진짜 바보 같았네요 그 이후 몇년을 그 병원에서 피부 치료를 반복했습니다.. 

 

갈때마다 같은 주사를 3방... (미리 만들어둔 주사가 수두룩 하더군요) 같은 약과 연고..

 

하...진짜 제 머리를 후려쳐버리고 싶습니다.. 그 떄 다른 병원으로 갔어야 했지만.. 이미 그 이전에도 

 

몇몇 동물 병원을 전전했던터라... 그나마 젊고? 친절한(?) 그 병원을 애용했습니다. 

 

하지만 한달전쯤..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서... 또 피부병이 발생한 김에.. 시내 큰 동물 병원 그것도 24시간 하는 곳을

 

찾아서 갔습니다.  

 

3주간 피부병 치료후 호르몬 검사를 해보자더군요.. 호르몬 이상이 의심된다고.....    

 

하지만  3일전.. 호르몬 검사 결과 갑상선 호르몬 이상이 발견되었습니다.. 갑상선 저하증이죠... 

 

일명 쿠싱증후군..   하.. 2~3년전 동물 병원 그 의사.. 얼마전까지도 매달 사료 사러 갔고 피부병 치료받으러 갔던

 

그 병원 의사.. 진짜.. 패버리고 싶습니다.. 진짜로...  쿠싱 증후군 의심되니까 호르몬 검사해달라고 했고

 

결과는 아니라더니...   

 

그 진단을 받고 피부병 약은 남은 양 끊고.. 호르몬제제 처방을 받아서 하루 먹이고 그 다음날... 아침부터

 

아이가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장염인줄 알았습니다.   

 

장염약을 먹이고.. (가정상비약인 트리목살... )  안되면 다음날 병원에 가자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합니다.. 물은 많이 먹지만.. 금방 토해버립니다. 

 

검사해보니... 간 수치와 신장 수치가.. 전부 빨간색 아니면 파란색이네요.. 하.. 

 

이미 몸속에 폭탄이 들어있었던 겁니다.   결국 오늘 내일이 고비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설마하며 치료 잘부탁드리고 집으로 오는 중에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돌아갔더니 한번 숨이 넘어 갔었다네요..  치료 할 때.. 인공호흡같은 회생 처치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전달이 잘못된듯.. 처치를 들어가서 숨을 돌려 놨더군요..  전 살아 있는 것만도 감사해서 

 

일부러 모른척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가망은 없는 상태..  어머니께서 집에 데려가서... 한번이라도 

 

더 쓰다듬고 .. 말 걸어 주고.. 같이 있고싶다고 하셔서.. 집으로 데려 옵니다... 

 

다시..  큰병원으로 옮겼을때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의사 선생님이 설명도 참 잘해줘줬고.. 검사에 대한 설명도 잘해주셨습니다.  금액도 미리 안내....해주시고..

 

치료를 잘 받던 도중.. 2주차에... 제가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왠 남자분이 하얀 박스를 받고 훌쩍이며 나가더군요.

 

아... 반려 동물이 사망했던겁니다. 그 박스는 반려 동물의 시신이 들어있었던거죠..

 

그걸 보면서 전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저 모습이 제 모습일거 같은 느낌.. 

 

에이.. 왠 재수없는 상상이냐. 하고.. 치부했습니다.   

 

허.. -- 그로부터 2주 조금더 지나서.. 진짜.. 그게 제 모습이었네요... 

 

동물 병원에서 까미가 사경을 해메는 걸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사실 지금도.. 눈물이 나요..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 해서... 오늘 넘기기도 힘들다길래.. 어머니가 그러면 집에서 가족들과 지키겠다고 하셔서..

 

데려 왔습니다..  참 힘드네요.. 그래도 혹시나 치료 받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미련도 있고... 

 

하지만 치료실에서 우리를 만난 까미는 눈도 못뜨고 소리만 듣더니 울기 시작하네요.. 

 

아우우.... 아우우.... ..... 힘이 없어서 크게 내지도 못하고.. 온몸을 짜내서 겨우.. 내는 소리였습니다.. 

 

하... 정말.. 계속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혹시 몰라.. 하는 마음과... 같이 있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과 까미의 호소....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고 의사가 말해줬으면 싶었어요! 그러면 ...  하.. 

 

하지만 지금은 안정되있고 오늘봐야 한다 라고 하면서 하지만 임종 맞춰서 연락 드리기는 힘들다... 라는 그 말에 --

 

어머니는 마음을 굳히셨고.. 저도.. 하... 그래도  이미 받을 처치는 다 받았고.. 내일까지 살아 있다면 

 

다시 병원으로 데려와서 처치를 받게 할수 있을거라는 생각.. (아니 믿고 싶었죠)에  집으로 대려 왔습니다. 

 

집으로 대려오니 까미가 좀 안정이 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쁜숨을 몰아쉬고....  병원에서부터... 달고온 링겔 수액을 맞으며  어머니와 제가 

 

물을 주사기로 입에 넣어주고.. 옆에서 계속 말을 걸어주었습니다.. 

 

힘내라.. 까미... 일어나자 까미... 일어나서... 나랑. 꼭... 애견 공원....에 가보자! 

 

ㅠㅠ 몇년 전부터.. 울산 애견 공원에 데려가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하고 싶다고 말만 하고 

 

가지 못했습니다.. 진짜 사무치네요... 

 

하.. 잠시후.. 저녁 5시 넘어 어머니는 예약된 치과 치료를 위해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6시 좀넘어서.. 수액이 떨어져가니 수액좀 사오라고 전화드리고 나서 몇분이나 지났을까요.. 

 

까미가 제체기를 하는 듯합니다..  헥.. ~ 머리가 깔짝댑니다.. 

 

까미야.. 제체기 나오니?  전 그게 제체기고.. 명현 반응이라고 착각합니다....

 

그것도 순간.. 뭔가 이상합니다.. 제체기가 아닙니다.. 

 

숨이 넘어가는거였습니다.. ... 

 

까미야!!!!!  ... 전 놀라서.. 까미의 가슴을 눌러주며.. 구토로 인해 냄세가 나는 까미의 입에 손을 대고.. 입으로...

 

숨을 불어 넣어봤습니다...  

 

하하.. ㅠㅠ 될리가 없죠...  어머니께 전화해서 까미 숨넘어가요!!!! 하고 외쳤습니다.. 

 

그렇게 까미는 저 혼자 지켜보는 가운데.. 숨졌습니다..

 

잠시후 뛰어오신 어머니와 함께 또 펑펑 울었네요...

 

 

까미야... 너는 내 행복이었고 기쁨이었단다...  집에 오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반겨주고.. 안겨오고.. 핧아주었지...

 

내 옆에 누워 잠을 잤고.. 내다리옆에 누워.. 잠꼬대도 하였었다.....

 

무언가 먹을때면.. 쪼르르 쫓아와서 옆에서 헥헥거리면서 달라고 보챘었지....

 

오늘 저녁을 먹는데 내 방문 앞에 있던.. 너의 소파하우스는 어디간지 없고..  저녁을 먹으면 언제나 와서 나도 있다고

 

눈치를 주던 네가 없구나....  

 

밥이 입에 들어가지 않고 눈물만.. 나오네...  

 

까미야.. 사랑했다.. 그리고 행복했단다...   천국에서는 부디 아프지 말고 좋은 친구 많이 사귀고.. 행패는 부리지 마라...

 

동내 깡패 까미는 천국에서는 안해야 하지 않겠니....    

 

다음 생에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서.. 내가 아플때 아프다.. 할수 있길 바랠께....

 

네가 아픈지도 모르고... 그저 귀엽다고만 했던... 내가 너무나 밉고... 미안하다...

 

까미야...!!  사랑한다!!!! 

 

 

까미를 보내고... 받쳐오르는 마음에 두서 없이 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까미는 내일 화장하러 갈겁니다...  꺠끗한 이불에 싸서.. 차가운 베란다에 있는 까미를 보며 전 밤샘일을 하기 위해

 

출근해야 하네요..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ㅠㅠ 까미의 장례비용을 벌어야 하니까요... 

 

KakaoTalk_20190318_082702224.jpg

 

KakaoTalk_20190318_084909375.jpg

 

KakaoTalk_20190318_084910033.jpg

 

오늘 아침 까미의 모습입니다. 그저 기운이 없었는줄 알았습니다만.. 이미 이 시점에..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넌샘이었네요. 

가슴이.. 너무 아파요.. 


Articles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