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에서 이어집니다.)
내가 구매자라고 생각하면 은반지처럼 반짝반짝 해야된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은 세척천(?)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해서 구입을 해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열심히 문질러서 약간 광이 난다 싶었는데 며칠 후 여지없이 광도 죽어 버립니다.
뭔가 후가공을 해야될거 같은데, 이제 이건 내 영역 밖이다 라고 결론을 내리고
RP출력소(왁스출력 후 주물해주는 곳)을 알게 해준 귀금속사이트를 검색했습니다.
'시야기' 라고 하는군요.
시야기... 를 해야 되는군요...
RP출력소에 연락을 해 보니, 자기네는 시야기까지는 안한답니다.
하지만 소개는 시켜줄 수 있다고 오면 알려준다네요.
새 디자인을 하나 다시 맡겼습니다.
VORO-HeartRipple 정도 되겠네요.
복잡하긴 한데 이런것도 될까 란 생각이었습니다.
RP 출력소에서 이제는 약간 낯이 익은 허연 은주물을 받아들고 (생각보다 제대로 나왔네? 란 생각으로)
어느 건물 어느 층에 찾아가면 시야기 하시는 분이 있다고 소개를 받았습니다.
물어물어 찾아간 바로 옆 건물, 좁은 복도 끝 미닫이문을 열 결심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모릅니다.
이 나이 되어서 세상 한번도 안해본 이걸 왜 하나 싶기도 하고...
엘레베이터를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 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RP에서 소개받아 왔는데요, 이거 시야기좀 할수 있을까요?'
라고 키캡을 들이밀었습니다.
'이건 처음 보는건데 뭐야?' 라고 하셔서 설명 드렸습니다. 그래도 잘 모르시는 표정...
좀 비싼듯한 비용과 배송비를 지불하고 며칠 후 택배로 받았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녀석이 와 있었습니다.
저에게만 그렇겠지만 첫느낌은 바로 아래 사진처럼 막 빛이 나고막 그런..
이건 괜찮다.
드디어 '은'으로 한 보람이 있는것 같습니다.
음료수를 사서 다시 찾아뵙고, 학생처럼 이런저런 조언을 들었습니다.
한번 갈때마다 삼십분 이상은 질문하고 말씀듣고 그랬던거 같습니다.
인상 좋으신 사모님께 일 방해해서 죄송하다 했더니 원래 그런거 좋아하신다고,
저같은 사람 많으니 괜찮으시답니다.
자기도 처음 보는건데 뭔지 모르지만 이뻐서 팔릴거 같다고 용기도 북돋워 주십니다.
하지만 위 디자인은 상품화 하기엔 문제가 너무 많았습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찾아가 말 잘듣는 학생이 되어
체결부를 두 번 바꾸고, 바디 모델링을 한번 바꾸고 위쪽 디자인을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변경했습니다.
'은'은 필연적으로 변색이 되기 때문에 그 해결책으로 도금을 알아 보았는데
아무래도 손이 반복적으로 닫는 부분이라 그정도의 내구성과 깨끗한 색 등 원하는 도금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역시 상의 드리니 자신이 하는 방식이 귀금속 마감이기 때문에 최대한 느리게 변색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원래는 그정도로 마감을 안해주는데 처음보는거고 재미있어보여 정성껏 해줬다고 하시네요 ㅎㅎ
로고 디자인을 하고 포장을 결정하는데도 참 오래 걸렸지만 보시는 분들은 지루하실거라 건너뜁니다..
마지막으로 완성한 사진 두장과 소리를 확인하실 수 있는 타이핑 영상을 올리고 (급하게) 마무리하겠습니다.
보로키 중 1번 Love, 2번 Hope 입니다.
유튜브 링크입니다.
https://youtu.be/auOHs7koUN0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이 포함된 한장의 사진을 더 올립니다.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클로버가 굉장히 이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