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키랩에는 따로 글을 안쓰려고 했지만, 그간 감사하게도 도움주신 분들이 많으셔서 인사차 글을 써봅니다.

 

혼인을 하게 되고, 키보드에 쏟아붓는 시간을 옆의 소중한 사람에게 투자하기 위해 키보드를 정리하게 되면서,

(결혼식은 몇 년 뒤에 할 듯 합니다. 양가 부모님 허락 하에 축복받으며 혼인신고서를 올렸습니다.)

(말씀만이라도 결혼식 갈테니 청첩장 보내달라고 해주신 많은 분들께 너무 감사하단 말씀 전해드립니다ㅜㅜ)

또 수요일 5주년 여행을 위해, 출국 전에 다 정리하고 개운하게 출발하고 싶은 마음에 정리 중에 있습니다.

물론 5대 정도는 졸업품으로 남깁니다ㅎㅎ 제 것과 여친용, 작업실용 등, 이젠 기성품은 못쓰겠더라구요...

 

키보드를 시작한지 7개월,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20대의 마지막으로, 사회 초년생으로서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부업을 하면서 돈을 벌고는 있지만 일의 특성상 사람과의 접점이 딱히 없기도 하고, 아직 건축학 학생 신분입니다.

그렇다보니 학교에서나 보는 친구들 동생들, 가족들,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 등, 다 좋은 분들밖에 만나뵙지 못했었네요.

 

키보드를 시작고 나서는 쌩판 모르는 분들과 거래도 많이하고, 톡방에서 말씀도 나누게 되고,

이래저래 연이 닿아서 알게 된 분들도 많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그런, 지극히 거래만을 위한 얘기를 나누던 분들도 많았구요.

 

제가 졸업을 하게 되어 품목들을 정리하고 판매하게 될 때, 제게 도움주신 감사한 분들에게,

대가 없이 1~3품목씩 우선권을 드려 예약을 걸어드렸습니다. 받은 것이 있으면 갚을 줄도 알아야지요.

저도 그것을 드리지 않고 판매하게 되면 부분 일괄로 훨씬 수월하게 다 판매하고 기분 좋게 여행을 갈 수 있었습니다.

근데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당연하게도 제게 키보드를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기브앤테이크 아니겠습니까ㅎㅎ

 

제가 원하던 품목을 본인이 쓰고 싶으심에도 먼저 양보해주시고, 본인이 챙기면 이윤을 챙길 수 있음에도,

리셀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 하에 저에게 먼저 양보를 해주시고, 제가 원하던 하우징을 구하기 위해

해외 공제자를 졸라서 인보이스를 받아내어주시고, 저를 위해 타지역까지 몇백키로를 가서 직거래를 해주시고,

제가 어떻게 이 분들의 도움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ㅎㅎ

 

그런데 정작 평소에 연락도 하지 않던 분들 중 일부는

갑자기 연락을 주셔서 결혼 축하한다고 진심어린 말씀을 해주셔서 감동을 주시는 분들도 계신 반면에,

또 다른 몇 분은 왜 본인 것은 예약을 걸어주지 않느냐, 자기도 좋은 것좀 챙겨달라,

왜 내가 구매하고 싶었는데 내게 우선 판매해주지 않느냐,

왜 뒤로 몰래 팔고 나는 챙겨주지 않느냐 하소연 하시더군요.

제 나이 29에 생각의 골이 꽤나 깊어졌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옷디시절부터 활동해오신 지인분께 예전 옷디시절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서로 양보만 하고, 이윤창출을 위해 리셀하는 것이 아닌, 함께 경험해보기 위해 하우징을 판매하고,

시기질투 없이 서로 즐겁게 취미공유를 하던 시절이더군요. 말로만 들어도 너무 좋았습니다.

 

키랩에도 분명 좋은 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아무 인연도 없던 제게 제가 빈티지에 관심이 있다 하여 손수 연락까지 주셔서

십수분 빈티지에 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며 알려주시던 분도 계시고,

제가 스위치가 궁금하다고 하니, 본인이 조립해놓은 키보드를 빌려주겠다고 대가 없이 보내주신 분도 계십니다.

물론 무언가를 베풀어야만 좋은 사람이란 말은 절대 아닙니다!!

그저, 인사 한마디라도 기분 좋게 해주시는 분들은 제게 있어선 고맙고 좋은 사람입니다.

 

요즘, 나라가 이 꼴이라 그런지, 제가 어려서 잘은 모르지만 사람들이 이타적인 경향이 줄어가는 것만 같습니다.

본인의 득을 챙길 줄도 알아야겠지만, 욕심 부릴 땐 부리더라도 베풀 줄도 알아야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베풀 줄은 모르면서 너무 욕심만 내시는 분들이 더러 있더라구요.

정작 택배비 5천원도 아까워서 쩔쩔 메시는고, 1~2점도 깍길 싫어하시는 분이

판매하실 때는 10만원이라도 어떻게든 더 받아보려고 리셀을 하고, 참... 씁쓸했습니다.

 

돈으로 못하는 것은 없고 행복을 살 수도 있다곤 하지만,

꼭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봉사 활동이나, 지나다니면서 몇 푼 기부라도 해보고, 도움이 필요하신 분께는 대가 없이

사소한 것이라도 베풀어 보면서 느낀 점은 참으로 즐겁고 뿌듯하다, 행복하다였습니다.

심지어 지나가시는 어르신들께 뜬금없이 인사를 드리기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이 감정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 지 모르겠네요...

결론은 제가 잘나거나 올바른 사람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저도 똑같이 부족하고 고칠 것 천지인 인간입니다ㅎㅎ

다만, 좀 더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적인 생각이 지배적인 세상이 됬으면 하는 바램에 읊어봤습니다.

 

제가 원래 한번 말이 트이면 말이 더럽게 많은지라 글도 엄청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정말 다 팔고 졸업하지만, 저와 인연이 있었던 모든 분들께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었단 말로 마무리짓겠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