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품 키보드

AR87 사이드 아크릴 자작 (3D 프린터)

by ZETA posted Jun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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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QC불량 이슈가 있었어서 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특히 AR87을 한번이라도 직접 분해 해 본 사람이라면 더욱 잘 아실 겁니다.

 

공장에서 나사를 너무 세게 조여서인지 대부분 금이 가있는 저 투명 플라스틱 부품을.....

 

대부분 사이드 아크릴이라고 부르지만 분해 해서 보니 아크릴도 아니고 재질 불명의 싸구려 플라스틱 사출물이더군요

 

아크릴은 생각보다 단단해서 이정도로 쉽게 금이 가지는 않죠

 

뭐 금만 가 있으면 다행인데, 하필 청소하겠다고 분해를 하는 과정에서 쩌적 소리가 나더니 아예 깨졌습니다 ㅠㅠ

 

그래서 앱코에 문의를 해 본 결과 저 부분만 따로 보내주는건 불가능하고, 키보드를 통째로 보내야 한다더군요

 

키보드의 무게도 무게일뿐더러 통째로 보내서 부품을 교체 받고 다시 받는 과정 자체가 시간도 걸리고 너무 번거롭죠 아무래도...

 

또한 AR87을 임의로 분해한 뒤 아예 풀튜닝 한 상태라서 무상으로 처리가 될지도 의문인 상황이었고요

 

그래서 저걸 직접 접착제로 붙힐까 생각을 해 봤지만 힘을 많이 받는 나사구멍을 중심으로 깨진 형태라 쉽게 다시 깨질것 같고,

 

다시 붙힌다 하더라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보이는 부분까지 쫙 깨진 상태라 보기 흉할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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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깟 플라스틱 쪼가리 하나가 뭐 특별하다고...

 

까짓거 직접 제작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버니어 캘리퍼스로 치수를 잰 다음 캐드로 도면을 쓱싹 만들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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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로 샤샥 뽑아줍니다.

 

투명 PLA 재질의 필라멘트를 사용 해서 인쇄를 했습니다

 

속이 꽉 차게 Infill 100%로 설정했고, 시간은 개당 3시간 조금 안 되게 걸린것 같네요

 

아무래도 적층식으로 인쇄하는 방식인지라 플라스틱 사출물에 비하면 표면이 매끄럽지는 못합니다.

 

일반적인 3D프린터의 사출물의 경우라면 지옥의 사포질 노가다를 통해 후가공을 해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게 일반적인데,

 

이 친구의 목적은 LED에서 나오는 빛을 이쁘게 확산만 잘 해 주면 되니 아무렴 뭐 어떻습니까!

 

귀찮아서 후가공 작업은 건너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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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완료!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딱 맞는 완벽한 치수와 세팅을 찾았습니다

 

재질이 매우매우 튼튼한지라 나사를 세게 조이는것으로 금을 가게 하거나 부러뜨리는건 불가능 해 보입니다.

 

또한 PLA 재질 특성상 금이 가기보단 짓눌려서 뭉개지죠.

 

적어도 이전과 동일한 이유로 깨질 일은 절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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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네요..... 

 

처음에 사출물만 보았을때 불투명에 가까울 정도로 지그재그 격자무늬로 가득 해 빛이 잘 투과 될까 걱정이었는데,

 

막상 실제로 써 보니 투과율도 원본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래 라인이 완벽하게 일자가 아니고 조금 울퉁불퉁합니다만 이건 귀찮아서 후가공을 안한 제 탓이니....

 

추후 추가로 뽑는 분량은 후가공을 고려 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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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87을 색상별로 다 모아서 세대가 있고,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는 텐키패드인 AR21까지 있어서 추가로 더 사출 했습니다.

 

왜 이렇게 까지 많이 뽑았냐고요? 원본보다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전부 교체 할 생각입니다.

 

이유는 바로 아래에서 설명 드릴게요

 

 

 

 

 

 

 

 

8 (1).mp4

 

 

 

 

 

 

 

AR87을 써 보신 분이라면 양쪽 끝 키들에서만 (특히→키) 텅텅 하고 울리는걸 누구나 느끼셨을겁니다

 

사이드에 사출물이 들어갈 공간을 위해 하우징의 측면에 일자로 구멍을 내서 그 공간으로 인해 울림이 발생 하는 것으로 추측 되는데요

 

순정의 싸구려 플라스틱 사출물보다 더 단단하고 무거운 재질인 PLA로 틀어 막으니 해당 부분의 울림이 조금은 줄어든 느낌을 받았습니다

 

위의 영상에서 넘락키 쪽은 순정상태고, -키쪽은 PLA로 교체 한 상태입니다.

 

내부 흡음재로 신슐레이터 3T 넣어놓았고, 스위치는 터키석 틸리오스 윤활+필름작업 한 상태입니다.

 

텅텅거리는 울림이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AR87의 경우 제일 울림이 심한 부분인 → 키에선 교체 후에도 여전히 울림이 있긴 하지만 많이 줄은것 같습니다.

 

나중에 AR87로도 동일한 환경에서 순정과 PLA를 번갈아서 테스트를 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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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 할 점이라면 AR21은 AR87에 비해 투명 부품이 들어가는 공간이 매우 타이트해서 원본을 빼는데 매우 고생 했습니다....

 

집어넣는 과정도 힘으로 꽉 끼우고 나사로 조이며 반쯤 억지로 눌러 넣었네요

 

그래도 재질이 매우 단단해서 파손 걱정 없이 힘을 마음껏 줄 수 있었습니다

 

AR21용으로 추후 추가 제작 할 일이 있다면 사이즈를 조금 줄일 경우 탈착이 수월할 것 같습니다

 

 

 

 

 

 

 

 

 

 

 

제일 투명하면서도 깔끔한 방법은 아무래도 폴리카보네이트를 CNC 가공하는 것이겠지만,

 

주문제작을 해야 하고 금액적인 부분도 싸지 않은 터라 이렇게 집에 있는 입문용 3D 프린터로 자작을 해 보았습니다.

 

단순히 보기에는 투명도도 떨어지고 매끄럽지 못하지만 더 단단한 재질로 인해 울림이 줄어들어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 하고 있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3D 프린터가 이렇게 실용적이게 활용이 되니 즐겁네요

 

추후 ABS 등 다른 출력가능한 재질로도 테스트를 해 보면 더 흥미로울 듯 합니다.

 

투명하면서도 제일 무겁고 단단한 재질이 뭔지 검색을 해 봐야겠네요

 

또한 AR87뿐 아니라 투명 플라스틱을 사용 해서 기판의 빛을 외부로 투과시키는 방식의 키보드라면 모두 적용 가능할 듯 합니다.

 

물론 AR87만큼 울림이 심하거나 파손이 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할 메리트는 없어 보이네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 주시고,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