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것은 못참는 성격이라 중고나라에 모델 F가 나왔길래 구매해 보았습니다.
상태는 생각보다 양호하네요. 매직블럭으로 벅벅 닦아주니 얼굴도 말끔해 졌습니다.
(닦기 전의 상태)
(녹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녹은 없었습니다.)
(플레이트도 녹슨 흔적 없이 준수하네요.)
장점하고 단점을 적어봤는데 크게 의미가 없어 지우고 간단히 느낌만 적어보겠습니다.
키감은, 키압이 서서히 증가하다가 대략 전체 이동 거리의 3/4지점을 넘어서면 뚝하고 스프링이 구부러지면서 압력이 현저하게 낮아지며 바닥을 때립니다. 꽤나 독특한 키감인데 그 스프링이 구부러지면서 뚝하고 순간적으로 꺽이는 느낌은 확실히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입력지점 압력은 꽤 높지만 그 압력에 비해 실사용시 손의 피로는 생각보다 덜합니다.....만 그래도 55(최대 압력 기준) 전후의 압력에 익숙한 저로서는 손에 피로가 오네요.
소리가 매우 우렁차며 여기에 스프링이 구부러지는 고음의 소리가 섞여 있어 정말이지 소음의 왕이라 할만 합니다. 이 소리는 개인 취향이긴 한데 저는 이것도 나름 매력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체 키 중에서 유독 스페이스바에서만 철그럭 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매우 신경 쓰이겠지만 모든 키가 그렇다면 그게 매력이 되는 식입니다. ^^;;
정말 무겁고 큽니다. 저는 좁은 책상을 사용하는데 확실히 이건 저에게는 불만사항이네요. 그나마 조만간 책상을 바꿀 예정이라 다행입니다.
커다른 크기, 울렁찬 소음, 높은 키압에도 불구하고 키보드가 아니라 컴퓨터에 연결되는 타.자.기로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매력적인 제품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반대로 복고풍의 타자기 감성보다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현대적인 키보드가 좋은신 분들에게는 그냥 고철 덩이리가 될 물건입니다.
추가
텐키리스나65% 키보드만 쓰다보니 막연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회사에 가져와서 보통 키보랑 비교를 해보니 길이는 오히려 작네요.
하지만 폭은 펑션 키들이 왼쪽에 몰려 있음에도 훨씬 더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께는 비교 불허군요.
내용 추가하는 김에 포스커브도 한번 보겠습니다.
압력이 서서히 증가하다가 최고점이 이르렀을 때 갑자기 뚝하고 떨어집니다. 바로 이 순간이 스프링이 뚝하고 구부러지면서 그 독특한 키감과 우렁찬 소리(+ 고음의 스프링 튕기는 소리)를 만드는 지점입니다. 최대 압력은 75gf 정도로 높지만 그후 바닥을 치기까지 거의 힘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힘이 덜 들어갑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힘이 많이 들어가는 키보드인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모델 M의 포스 그래프는 어떨까요? (어차피 그래프가 HaaTa의 같은 폴더에 있어 그냥 비교해 봤습니다.)
모델 F에 비해 시작 압력이 훨씬 더 높습니다. 이것이 Total Energy는 비록 모델 M이 더 적지만 사람들이 모델 M이 더 무겁다고 느끼는 이유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델 M의 스프링은 모델 F에 비해 약간 더 짧고 굵기 때문에 스프링이 휘는 지점이 조금 더 앞에 있고,
스프링이 꺽일 때 그래프가 아래로 뚝 떨어졌다가 순간적으로 높이 반등하는데 이 또한 모델 F와는 다른 키감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라고 생각이 되네요. 통장 잔고가 바닥이라 더 이상 키보드를 구매하지 못하고 있어요. ㅜㅜ 통잔 잔고에 0이 더 늘어나면 모델 M도 꼭 하나 장만해서 직접 비교해 보고 싶네요.
추가
이 키보드를 실제 사용하려면 만드시 스페이스의 와이어 스프링을 펴서 압력을 줄여야 합니다. 10U의 어마무시한 크기에 키압도 150g를 넘나드는데 이것만 줄여도 손의 피로가 훨씬 줄어드네요.
입력지점이 스프링이 구부러지는 지점인데 그 지점이 요즘 나오는 스위치에 비해 훨씬 길고 바닥까지의 총 이동거리도 길기 때문에 좀 더 키를 지긋이 눌러줘야 합니다. 속타를 하면 오타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타자기라 생각하고 평소보다 약간 천천히 키를 눌러줘야 그나마 오타가 줄어들어요.
키를 누를 때 나는 소리는 스프링이 구부러지면서 한번나고, 키를 때면 스프링이 펴지면서 또 한번 나네요. 특히 스프링이 펴질 때 핑~하는 그 특유의 소리가 나와요.